과적과 적재불량의 위험과 대응  269
 admin  2014-10-24 12:46:50.0

 

세월호 사건 이후에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안전을 위한 투자는 단기간 효과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어떤 것보다 많은 비용과 손실을 초래한다. 만약의 사고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 단지 사후처리를 위한 것일 뿐 진정 필요한 것은 애초 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투자와 노력인 것이다.

물류산업 현장에서도 화물차 교통사고, 항만·항공 사고, 물류센터 화재 및 사고 등 많은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우리나라 물류산업은 전체 산업에서 큰 비중(매출액 기준 전체 산업의 9위, 업체 수 4.9%, 종사자 수 3.1%, 매출액 2.7%)을 차지하고 있지만, 열악하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는 작업 환경으로 인해 3D(dirty, difficult, dangerous)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물류산업의 위험 요소 가운데 도로운송에서 발생하는 화물차량 과적과 적재불량에 따른 위험 대응 방안이 절실하다. 국내 내륙물류의 90% 이상을 도로운송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화물차량에 의한 사고와 위험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실제 화물차량의 적재불량과 과적 등에서 비롯되는 낙하물에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28.6%로 전체 사고(14.9%)의 배에 이르고 있다. 2010년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389명) 중 38%(148명)가 과적과 적재불량 화물차량에 의한 것이었다. 또한 과적 차량으로 인해 2011년 전체 고속도로 포장 유지보수비용 788억 원의 36%에 달하는 280억 원, 전체 교량 유지보수비 438억 원의 10%에 해당하는 44억 원이 소요되는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과적과 적재불량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첨단 단속장비 확산, 단속원의 확대 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는 보조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대안이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화주와 화물차량 차주가 스스로 과적과 적재불량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물차량의 적재중량과 적재상태를 화주와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이상이 있는 경우 배송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만약 과적과 적재불량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화주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근 '과적화물차, 화주와 운송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라는 기사가 났다. 단순히 화주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준의 책임이라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화주와 운송사업자가 스스로 과적과 적재불량을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수준의 책임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운임체계도 근본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한번에 많은 화물을 배송해야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운임체계로는 근본적으로 과적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 화물차량의 차주가 스스로 과적을 할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화물차량 차주에게 상응하는 혜택이 제공되어야 한다. '못하게 하는 것'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다르다. '못하게 하는 것'은 언제가 다시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결국 과적과 적재불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화주와 운송사업자가 스스로 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화주와 운송사업자가 과적과 적재불량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화물차량의 적재중량과 적재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화주는 멀리 떨어져있는 다양한 현장에서 발생되는 화물 적재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주가 사무실에서 자신의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서 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화주의 승인을 받은 화물차량만 운송하도록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화주와 운송사업자가 화물차량의 화물 적재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은, 화물적재 업무를 운송사업자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운송사업자가 수행하고 화주가 확인하는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화주에게 화물적재 상태에 대한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화물차량의 과적과 적재불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화주 및 운송사업자, 차량 운전자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은 이들의 변화를 지원하는 도구일 뿐이다. '안전한 배송'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각 주체들은 자신의 이익에 앞서 사회적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 본 칼럼은 2014년8월27일 국제신문(www.kookje.co.kr) 26면 세상읽기에 게재된 내용과 동일합니다.